다람쥐의 겨울 창고 김동호 다람쥐의 겨울 창고를 가보았다 도토리 99개 개암 32개 밤 17개---- 이상하다 온 산이 제 것인데 왜 그렇게만 갖다 놓았을까 나같으면 고소한 개암 300개 달콤한 밤 200개 쓰고 떪은 도토리는 0개 그렇게 갖다 놓았을 것 같은데 -월간『문학과창작』(1997년 3월호) ---------------- 청설모와 영역이 겹쳐 그 수가 점점 줄어간다는 다람쥐. 영역싸움에서 밀려서일까요. 사람들이 도토리를 주워가 먹이를 빼앗겨서일까요. 사람을 보면 도르르 도르르 도망을 가다가 돌담불에 앉아서 앞발을 들고 비비던 앙증맞은 모습을 요즘은 잘 볼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등산을 가다가 한 번씩 마주치면 무척 반가워 얼른 디카를 들이밀어보지만 귀하신 몸이라고 사진촬영을 잘 허락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