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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것 / 辭表 -나희덕

어린 것 나희덕 어디서 나왔을까 깊은 산길갓 태어난 듯한 다람쥐새끼물끄러미 나를 바라보고 있다그 맑은 눈빛 앞에서나는 아무것도 고집할 수가 없다세상의 모든 어린것들은내 앞에 눈부신 꼬리를 쳐들고나를 어미라 부른다괜히 가슴이 저릿저릿한 게핑그르르 굳었던 젖이 돈다젖이 차올라 겨드랑이까지 찡해오면지금쯤 내 어린것은얼마나 젖이 그리울까울면서 젖을 짜버리던 생각이 문득 난다도망갈 생각조차 하지 않는난만한 그 눈동자,너를 떠나서는 아무데도 갈 수 없다고갈 수도 없다고나는 오르던 산길을 내려오고 만다하, 물웅덩이에는 무사한 송사리떼 ― 시집『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창비, 1994) ------------------------辭表 나희덕 날마다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속에서 창 밖으로 타오르는 노을을 보며..

비와 봄의 관계 /최민정

비와 봄의 관계 최민정  시린 아침이 잠을 깬다코끝으로 스미는 공기가 상큼하다조용한 풍경비가 품은 정숙함새 생명 움트게 할 온기가 여는 날들은소리 없이 변화한다 표피 벗겨진 꽃눈 곁 새순의 생장점하얀 꽃망울 부풀어터질 순간만 기다리는 청매와외가지로 뿌리 내린 장미 줄기가생기 도는 푸름을 안았다  물 고인 장독 두껑에들어앉은 나무와 하늘함께 젖어들자고 봄비가 적셔 버린 이 아침온 세상이 눈부시게 꼬물거린다비와 봄의 관계는 불가분이다  ―시집『소쩍새는 그리움을 안다』(그루, 2025)

헌법재판소, 윤석열 대통령 파면 선고 요지 -전문(2025년 4월 4일 11시 22분)

헌법재판소, 윤석열 대통령 파면 선고 요지 -전문(2025년 4월 4일 11시 22분) 헌재 "헌법기관 권한 훼손해 국민의 신임을 중대하게 배반"헌법재판소는 4일 재판관 8명의 전원일치로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하는 결정을 선고했다.헌재는 "군경을 동원하여 국회 등 헌법기관의 권한을 훼손하고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침해함으로써 헌법수호의 책무를 저버리고 민주공화국의 주권자인 대한국민의 신임을 중대하게 배반했다"며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반행위에 해당한다"고 파면 이유를 설명했다.다음은 이날 문형배 헌재 소장 권한대행이 헌재 대심판정에서 낭독한 선고 요지다. 청구인은 국회, 피청구인은 윤석열 대통령을 뜻한다. 헌재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인용 선고 요지 전..

캐논코리아, 22년 연속 1위 기념 RF 렌즈 21종 정품등록 프로모션 오늘(11일) 시작

캐논코리아, 22년 연속 1위 기념 RF 렌즈 21종 정품등록 프로모션 오늘(11일) 시작- 캐논코리아, 2003년부터 2024년까지 22년 연속 전 세계 및 국내 렌즈 교환식 카메라 시장 1위 수성 - RF 렌즈 21종 구매 고객 대상 정품등록 프로모션 진행 - 5월 23일(금)까지 제품 구매 후 5월 30일(금)까지 정품등록한 고객 대상 백화점 상품권 제공  토탈 이미징 솔루션 기업 캐논코리아(대표이사 박정우, kr.canon)가 전 세계 및 국내 렌즈 교환식 카메라 시장 22년 연속 판매량 1위를 기념해 3월 11일(화)부터 RF 렌즈 정품등록 프로모션을 실시한다.   캐논은 2024년 한 해 동안 전 세계 및 국내 렌즈 교환식 카메라 시장에서 판매 수량 기준 업계 1위를 달성하며, 2003년부터 ..

지금 세상의 좋은 시는? 좋은 문예지는?|작성자 이승하

지금 세상의 좋은 시는? 좋은 문예지는?|작성자 이승하   시집이 여전히 많이 간행되고 있다. 흔히 1980년대를 시의 시대라고 일컫는다. 군사독재가 자행되는 과정에서 언론탄압이 자심하였고, 무크지로는 충족될 수 없는 저항적 언어에 대한 욕구가 시의 융성을 가져왔다. 지금도 나는 이성복ㆍ황지우ㆍ박남철, 그리고 김남주ㆍ박노해ㆍ백무산ㆍ김신용의 시집을 펼쳐들면 전율을 느낀다. 그 무렵에는 문학이, 특히 시가 역사와 사회와 문화의 한복판에서 지진의 진앙 역할을 하였다. 그런데 지금은 어떠한가. 최근에 모 신문사 기자와 인터뷰를 하는 과정에서 이런 말을 했다.  대부분의 독자는 시가 지나치게 난해하거나(혹은 현학적이거나), 지나치게 길거나, 운문이 아니라 산문조면 골치가 아파 기피하게 됩니다. 그런데 유명한 출판..

전원시 모음 - 이백/조지훈/이기철/김상용/예이츠/민병찬/주요한 외...

산중 문답(山中 問答)이 백 問余何事棲碧山(문여하사서벽산)笑而不答心自閑(소이부답심자한)桃花流水杳然去(도화유수묘연거)別有天地非人間(별유천지비인간) 그대에게 묻노니 어이해 산에 사노.웃고 대답 않으니 마음은 한가롭다.복숭아꽃 시냇물에 아득히 흘러가니정년 다른 천지라, 인간 세계 아니로다.  -김희보 엮음『世界의 名詩』(종로서적, 1987) -----------------------------산중문답(山中問答)조지훈 '새벽닭 울 때 들에 나가 일하고달 비친 개울에 호미 씻고 돌아오는그 맛을 자네 아능가''마당가 멍석자리 삽살개도 같이 앉아저녁을 먹네아무데나 누워서 드렁드렁 코를 골다가심심하면 퉁소나 한 가락 부는그런 멋을 자네가 아능가''구름 속에 들어가 아내랑 밭을 매면늙은 아내도 이뻐 뵈네비 온 뒤 앞개울..

바람 시 모음 -정한모 정호승 조혜경 마경덕 최승자 마종기 이은규...

바람 시 모음 -정한모 정호승 조혜경 마경덕 최승자 마종기 이은규...  바람속에서 - 정한모바람의 묵비 - 정호승바람의 취향 - 조햬경바람의 性別 - 마경덕바람의 유전자를 보았다 - 마경덕바람의 간이역 - 고증식바람의 길 - 민영바람의 각도 - 도복희오래된 바람의 부족 - 손미바람의 바느질 - 김승희바람의 구문론 - 이종섶바람의 정거장 - 강연호바람의 편지 ―지리산 - 최승자바람의 백만번째 어금니 - 신용목바람의 말 - 마종기 바람의 등을 보았다 -김윤배 바람의 후예 - 김나영 바람의 냄새 - 윤의섭바람의 뼈 - 윤의섭 바람의 경전 - 김해자 바람의 입 - 장혜랑 바람의 증언 - 구석본 바람의 뼈 - 천수호 바람의 호출 정우영 바람의 시 - 신달자 바람의 겹에 본적을 둔다 - 김지혜 바람의 발자국- 김..

내가 아버지의 첫사랑이었을 때 /천수호 -내가 아버지의 구근식물이었을 때 / 신정민

내가 아버지의 첫사랑이었을 때 천수호   아버지는 다섯 딸 중나를 먼저 지우셨다  아버지께 나는 이름도 못 익힌 산열매  대충 보고 지나칠 때도 있었고아주 유심히 들여다 볼 때도 있었다  지나칠 때보다유심히 눌러볼 때 더 붉은 피가 났다  씨가 굵은 열매처럼 허연 고름을 불룩 터뜨리며아버지보다 내가 곱절 아팠다 아버지의 실실한 미소는 행복해 보였지만아버지의 파란 동공 속에서 나는 파르르 떠는 첫 연인  내게 전에 없이 따뜻한 손 내밀며당신, 이제 당신 집으로 돌아가요, 라고 짧게 결별을 알릴 때  나는 가장 쓸쓸한 애인이 되어  내가 딸이었을 때의 미소를 버리고아버지 연인이었던 눈길로  아버지 마지막 손을 놓는다   ―시집『우울은 허밍』(문학동네, 2014) ------------- 내가 아버지의 구근식..

너무 늦게 그에게 놀러 간다 / 나희덕 - 꽃피는 날 전화를 하겠다고 했지요 이규리

너무 늦게 그에게 놀러 간다나희덕  우리 집에 놀러와. 목련 그늘이 좋아.꽃 지기 전에 놀러 와.봄날 나지막한 목소리로 전화하던 그에게나는 끝내 놀러 가지 못했다.해 저문 겨울 날너무 늦게 그에게 놀러 간다.나 왔어.문을 열고 들어서면그는 못들은 척 나오지 않고여봐, 어서 나와.목련이 피려면 아직 멀었잖아.짐짓 큰 소리까지 치면서 문을 두드리면조등(弔燈) 하나꽃이 질 듯 꽃이 질 듯흔들리고, 그 불빛 아래서너무 늦게 놀러 온 이들끼리 술잔을 기울이겠지.밤새 목련 지는 소리 듣고 있겠지.너무 늦게 그에게 놀러 간다.그가 너무 일찍 피워 올린 목련 그늘 아래로.   ―시집『어두워진다는 것』(창비, 2009)--------------------------------------꽃피는 날 전화를 하겠다고 했지요 ..

창원 세계청소년디카시공모전 수상작 대상 /심사평

창원 세계청소년디카시공모전 수상작  대상 /심사평김기진 기자2024. 10. 15. 09:06   [창원=뉴시스]제2회 창원 세계청소년디카시공모전 수상작 선정.2024.10.15.(사진=창신대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창원=뉴시스] 김기진 기자 = 창신대학교와 한국디카시인협회가 주최하고 문덕수문학관이 주관하며 창원특례시, 경남은행, 부영주택, 한국디카시연구소가 후원하는 제2회 창원 세계디카시페스티벌 공모전 수상작이 선정됐다.15일 창신대에 따르면 제2회 창원 세계디카시페스티벌 공모전은 전 세계 만 10세 이상 초·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을 대상으로, 자유주제('창원', '국화'를 주제로 할 경우 가산점 부여)로 9월 1일부터 30일까지 한 달간의 공모가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