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보관함 8

저 거리의 암자 /신달자 ​

저 거리의 암자 신달자 ​ ​ 어둠 깊어가는 수서역 부근에는 트럭 한 대 분의 하루 노동을 벗기 위해 포장마차에 몸을 싣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주인과 손님이 함께 출렁출렁 야간 여행을 떠납니다​ 밤에서 밤까지 주황색 마차는 잡다한 번뇌를 싣고 내리고 구슬픈 노래를 잔마다 채우고 빗댄 농담도 잔으로 나누기도 합니다​ 속풀이 국물이 짜글짜글 냄비에서 끓고 있습니다 거리의 어둠이 짙을수록 진탕으로 울화가 짙은 사내들이 해고된 직장을 마시고 단칸방의 갈증을 마십니다​ 젓가락으로 집던 산낙지가 꿈틀 상위에 떨어져 온몸으로 문자를 쓰지만 아무도 읽어내지 못합니다 답답한 것이 산낙지 뿐입니까 어쩌다 생의 절반을 속임수에 팔아버린 여자도 서울을 통째로 마시다가 속이 뒤집혀 욕을 게워 냅니다​ 비워진 소주병이 놓인 플라..

임시 보관함 2024.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