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김미선 구애의 노래는 울음에 가깝다 백일홍 붉은 가지에 스치는 저 소리 백중이 머잖은 길에 영혼의 절규로 들리네 파도 타듯 너울거리는 저 소리의 뒤안길 느티나무에 벗어놓고 간 헌 옷 한 벌 몸이 빠져나간 뒤 바람에 날아갈 듯 깃발로 흔들리는 텅 빈 손 ―시집『바위의 꿈』(시와반시, 2022) --------------------------- 매미는 종에 따라 짧게는 3년 5년 7년 13년을 애벌레로 땅속에서 나무뿌리의 액을 먹고 살다가 지상에 나와 약 한 달간 머무르다 생을 마친다고 한다. 매미가 이렇게 주기로 나오는 것은 새, 다람쥐, 거북, 두꺼비, 거미, 고양이, 개 심지어 물고기까지 매미를 잡아먹는 천적에 대응하기 위한 생존전략의 방식이라고 한다. 미국 동부지역에는 17년을 주기로 나타타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