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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시 100년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詩 1 ~ 100 (목록과 시)

한국 현대시 100년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詩 1 ~ 100 (목록과 시) 제1편 박두진 - 해 제2편 김수영 - 풀 제3편 이성복 - 남해 금산 제4편 황동규 - 즐거운 편지 제5편 김춘수 - 꽃 제6편 서정주 - 동천 제7편 곽재구 - 사평역에서 제8편 김종삼 - 묵화 제9편 오규원 - 한 잎의 여자 제10편 노천명 - 사슴 제11편 최승호 - 대설주의보 제12편 박용래 - 저녁눈 제13편 기형도 - 빈집 제14편 문정희 - 한계령을 위한 연가 제15편 박인환 - 목마와 숙녀 제16편 강은교 - 우리가 물이 되어 제17편 정호승 - 별들은 따뜻하다 제18편 한용운 - 님의 침묵 제19편 김남조 - 겨울 바다 제20편 정진규 - 삽 제21편 천상병 - 귀천 제22편 이문재 - 푸른 곰팡이-산책시1..

석류 시 모음 -이가림 / 조운 외

石榴 이가림 언제부터 이 잉걸불 같은 그리움이 텅 빈 가슴속에 이글거리기 시작했을까 지난 여름 내내 앓던 몸살 더 이상 견딜 수 없구나 영혼의 가마솥에 들끓던 사랑의 힘 캄캄한 골방 안에 가둘 수 없구나 나 혼자 부둥켜 안고 뒹굴고 또 뒹굴어도 자꾸만 익어가는 어둠을 이젠 알알이 쏟아 놓아야 하리 무한히 새파란 심연의 하늘이 두려워 나는 땅을 향해 고개 숙인다 온 몸을 휩싸고 도는 어지러운 충만 이기지 못해 나 스스로 껍질을 부순다 아아, 사랑하는 이여 지구가 쪼개지는 소리보다 더 아프게 내가 깨뜨리는 이 홍보석의 슬픔을 그대의 뜰에 받아 주소서 (『제5회 신인지용문학상』.1993) --------------------------------- 석류 이가림 언제부터 이 잉걸불 같은 그리움이 텅 빈 가슴속에..

장마 시 모음-신경림/천상병 /김사인/김주대/안상학/황인숙/강해림 ...외

장마 시 모 장마 시 모음-신경림/천상병 /김사인/김주대/안상학/황인숙/강해림 ...외 장마 신경림 온 집안에 퀴퀴한 돼지 비린내 사무실패들이 이장집 사랑방에서 중돋을 잡아 날궂이를 벌인 덕에 우리들 한산 인부는 헛간에 죽치고 개평 돼지비계를 새우젓에 찍는다 끗발나던 금광시절 요릿집 애기 끝에 음담패설로 신바람이 나다가도 벌써 예니레째 비가 쏟아져 담배도 전표도 바닥난 주머니 작업복과 뼛속까지 스미는 곰팡내 술이 얼근히 오르면 가마니짝 위에서 국수내기 나이롱뻥을 치고는 비닐우산으로 머리를 가리고 텅 빈 공사장엘 올라가본다 물 구경 나온 아낙네들은 우릴 피해 녹슨 트랙터 뒤에 가 숨고 그 유월에 아들을 잃은 밥집 할머니가 넋을 잃고 앉아 비를 맞는 장마철 서형은 바람기 있는 여편내 걱정을 하고 박서방은 끝..

치마 /문정희 - 팬티 /임보

치마 문정희 벌써 남자들은 그곳에 심상치 않는 것이 있음을 안다 치마 속에 확실히 무언가 있기는 있다 가만두면 사라지는 달을 감추고 뜨겁게 불어오는 회오리 같은 것 대리석 두 기둥으로 받쳐 든 신전에 어쩌면 신이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 은밀한 곳에서 일어나는 흥망의 비밀이 궁금하여 남자들은 평생 신전 주위를 맴도는 관광객이다 굳이 아니라면 신의 후손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들은 자꾸 족보를 확인하고 후계자를 만들려고 애를 쓴다 치마 속에 확실이 무언가 있다 여자들이 감춘 바다가 있을지도 모른다 참혹하게 아름다운 갯벌이 있고 꿈꾸는 조개들이 살고 있는 바다 한번 들어가면 영원히 죽는 허무한 동굴? 놀라운 것은 그 힘을 벗었을 때 더욱 눈부시다는 것이다 -월간『현대문학』(2007, 5월) ----------..

그냥 -문삼석 /오탁번

그냥 문삼석 엄만 내가 왜 좋아? -그냥…. 넌 왜 엄마가 좋아? -그냥…. (2000) [한국인이 사랑하는 애송 동시. 50/14] ---------------- 그냥 오탁번 -내가 왜 좋아? -그냥!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이다 -내가 왜 좋아? -그냥! 나도 이 말 한번 해 봤으면! -계간『시와사람』(2013년 봄호) ------------------ 그냥이라는 말 조동례 그냥이라는 말 참 좋아요 별 변화없이 그 모양 그대로라는 뜻 마음만으로 사랑했던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난처할 때 그냥 했어요 라고 하면 다 포함하는 말 사람으로 치면 변명하지 않고 허풍 떨지 않아도 그냥 통하는 사람 자유다 속박이다 경계를 지우는 말 그냥 살아요 그냥 좋아요 산에 그냥 오르듯이 물이 그냥 흐르듯이 그냥이라는 ..

조정권 ―독락당(獨樂堂) /청빙가(聽氷歌)

독락당(獨樂堂) 조정권 독락당(獨樂堂) 대월루(對月樓)는 벼랑꼭대기에 있지만 옛부터 그리로 오르는 길이 없다. 누굴까, 저 까마득한 벼랑 끝에 은거하며 내려오는 길을 부숴버린 이. (『산정묘지(山頂墓地)』. 민음사. 1991) ―최동호 신범순 정과리 이광호 엮음『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선집 1900∼2000』 (문학과지성사, 2007) ―(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선집 1900∼2000. 4편 수록 중 1편. 2007) ―시집『자연 속에서 읽는 한 편의 시 07』(국립공원, 2007) ------------------------ 청빙가(聽氷歌) 조정권 1 마당을 쓸고 있는 빗자루에게도 잠시 혼자 있을 시간을 준다 어 진 시간이여 2 놀랐다 대웅전 마룻바닥 천정까지 꽉 들어찬 만산홍엽 단풍빛 3 초겨울 햇빛 요즘 ..

시에게 쓰는 시 - (목록과 시) 김종삼/김상옥/천양희/조정권/서정주 외...

시에게 쓰는 시 - (목록과 시) 김종삼/김상옥/천양희/조정권/서정주 외... 시에게 쓰는 시 김종삼 -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김상옥 - 제기(祭器) 천양희 - 시인이 되려면 조정권 - 은둔지 서정주 - 詩論 두 보 - 江上値水如海勢聊短述(강물가의 단상) 홍해리 - 망망(茫茫) ― 나의 詩 윤 호 - 시를 위하여 8 이상화 - 시인에게 서정춘 - 시와 퇴고 ㅡ미당 풍으로 정현종 - 시창작 교실 김종해 - 시인 선서 김남조 - 나의 시에게 5 김후란 - 시(詩)의 집 정희성 - 곰삭은 젓갈 같은 문효치 - 시 오탁번 - 시인 1 정진규 - 심봉사의 외동딸 이재무 - 펜에 대하여 송수권 - 허공에 거적을 펴다 이상국 - 남루에 대하여 이창기 - 시의 시대 이성복 - 시에 대한 각서 나태주 - 시에게 부탁함 ..

아버지 시 모음 - 김현승/박목월/천수호/김인욱/강신용/이대흠 외

아버지 시 모음 - 김현승/박목월/천수호/김인욱/강신용/이대흠 외 아버지의 마음 김현승 바쁜 사람들도 굳센 사람들도 바람과 같던 사람들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어린 것들을 위하여 난로에 불을 피우고 그네에 작은 못을 박는 아버지가 된다. 저녁 바람에 문을 닫고 낙엽을 줍는 아버지가 된다. 세상이 시끄러우면 줄에 앉은 참새의 마음으로 아버지는 어린 것들의 앞날을 생각한다. 어린 것들은 아버지의 나라다 ― 아버지의 동포(同胞)다.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항상 보이지 않는 눈물이 절반이다. 아버지는 가장 외로운 사람이다. 아버지는 비록 영웅(英雄)이 될 수도 있지만……. 폭탄을 만드는 사람도 감옥을 지키던 사람도 술가게의 문을 닫는 사람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

뻐꾸기 시 모음 ―함민복 /최윤근 / 김명원 /김성규 / 복효근 외...

뻐꾸기 함민복 저 목소리 들어봐선 아닌 것 같다 저리 곱고 깊은 소리 눈빛처럼 다급하게 알을 낳았으리라 염치머리 없다고 미안 미안하다고 울어 울어도 죄 가시지 않는다고 이 산 저 산에 무릎 꿇는 울음 메아리 ㅡ시집『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창비, 2013) --------------- 뻐꾸기 최윤근 뻐꾸기 새를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삶의 코너를 돌 때마다 숲 속에서 새가 운다 뻐꾸기 울음소리다 사이드레거라는 예쁜 이름을 가진 병으로 그녀가 떠났다 그녀를 묻고 내려올 때 그 새가 울었다 그녀와 같은 음정으로 노래하면서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서도 그 새가 울었다 뻐꾸기 소리를 기다리던 한여름이 지나 있다 그해 여름 열무김치가 맛있었고 된장찌개가 맛있었고 그녀가 매일 골라 매주던 넥타이가 멋있었고 그녀와의 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