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르는 돌은 둥글다
천양희
조약돌 줍다 본다 물 속이 대낮 같다
물에도 힘이 있어 돌을 굴린 탓이다
구르는 것들은 모서리가 없어 모서리
없는 것들이 나는 무섭다 이리 저리
구르는 것들이 더 무섭다 돌도 한자리
못 앉아 구를 때 깊이 잠긴다 물먹은
속이 돌보다 단단해 돌을 던지며
돌을 맞으며 사는 게 삶이다 돌을
맞아본 사람들은 안다 물을 삼킨 듯
단단해진 돌들 돌은 언제나 뒤에서
날아온다 날아라 돌아, 내 너를
힘껏 던지고야 말겠다
―시집『너무 많은 입』(창비, 2005)
'남의 글 -좋은 시 문학상 건강 여행 뉴스 신문 기사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택배 /정호승 (0) | 2023.08.31 |
---|---|
폐지라는 이름 /김영희 (0) | 2023.08.31 |
내 여덟 살의 한 페이지 ―가족도 /성국희 (0) | 2023.08.25 |
쪼이기 운동 ―출처 SBS (2) | 2023.08.19 |
대체 불가 /정채원 (0) | 2023.08.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