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은 없다 백무산 고깃집 뒷마당은 도살장 앞마당이었다고기 먹으러 갔다가 그곳에서 일하는 친구 따라갔다구워먹는 데만 하루에 황소 서너 마리를 소비한다는대형 고깃집 수백 명이 한꺼번에 파티를 열고회식을 하고 건배를 하고 연중무휴요란하고 벅적거리는 대궐 같은 집이다 그는 쇠를 자르고 기계를 분해하고기름 먹이는 일을 하다 직장을 옮겨 우족을 자르고뼈를 발라내고 피를 받아내는 일을 한다소를 실은 차들과 고기를 실어 나르는트럭들이 들락거리는 마당을 지나 전동문을 열고 들어서니 피를 뒤집어쓴잘린 소 대가리가 거대한 탑을 이루고 있다바닥은 피와 똥과 체액으로 질펀한 갯벌이다더운 피의 증기가 뻑뻑한 한증막이다하수구 냄새와 범벅이 된 살 비린내가 고체 같다욕탕 같은 수조는 똥과 내장의 늪이다 뜯긴 살점이 사방에 튀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