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487

자화상 /박형진

자화상  박형진    마당 앞에 풀이나 뽑느라 아무것도 못 했어  거울 앞에 서면  웬 낯선 사내  오십 넘겼지 아마?    ―시집『콩밭에서』(보리, 2011)    ---------------------------------------------  ‘자화상‘ 제목으로 쓰여진 시가 참으로 많다.   이미란, 정희성, 박두진. 박용래, 한하운, 이수익, 김초혜, 고은, 최금녀, 신현림, 김현승, 유안진, 임영조, 노천명, 공광규, 마종기, 김상미, 황성희, 박지우, 김언 시인 등…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아 신인 같은 무명의 시인부터 원로 중견 시인까지 실로 많은 사람들이 직·간접적으로 많은 자화상의 시를 썼다.    많은 자화상 시 중에 비교적 짧은 박형진 시인의 자화상 시 한 편을 본다. 길지 않은..

낙화 -이형기 /조지훈

낙화 이형기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봄 한철격정을 인내한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분분한 낙화……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지금은 가야 할 때,무성한 녹음과 그리고머지않아 열매 맺는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헤어지자섬세한 손길을 흔들며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나의 사랑, 나의 결별,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내 영혼의 슬픈 눈.   (『적막강산』. 모음출판사. 1963)―최동호 신범순 정과리 이광호 엮음『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선집 1900∼2000』 (문학과지성사, 2007)  --------------------------낙화 조지훈 꽃이 지기로소니바람을 탓하랴.주렴 밖에 성긴 별이하나 둘 스러지고귀촉도 울음 뒤에머언 산이 다가서다.촛불을 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