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최승자
세월만 가라, 가라, 그랬죠.
그런데 세월이 내게로 왔습디다
내 문간에 낙엽 한 잎 떨어뜨립니다.
가을입디다.
그리고 일진광풍처럼 몰아칩디다
오래 사모했던 그대 이름
오늘 내 문간에 기어이 휘몰아칩디다.
ㅡ시집『내 무덤, 푸르고』(문학과지성사,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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