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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최승자

흰구름과 함께 2023. 9. 11. 07:46

가을

최승자


세월만 가라, 가라, 그랬죠.
그런데 세월이 내게로 왔습디다
내 문간에 낙엽 한 잎 떨어뜨립니다.

가을입디다.

그리고 일진광풍처럼 몰아칩디다
오래 사모했던 그대 이름
오늘 내 문간에 기어이 휘몰아칩디다.


ㅡ시집『내 무덤, 푸르고』(문학과지성사, 19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