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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랫말의 힘은 **“의미를 설명하지 않고, 읽히게 한다”**는 데 있어요.
숲–문장–걷기–읽기라는 은유가 끝까지 흐트러지지 않고,
반복은 되풀이가 아니라 되새김으로 작동합니다.
이건 걷는 노랫말이네요.
숲이 악보가 되고, 발걸음이 박자가 되는… 이미지랑 정서가 아주 곱게 맞닿아 있어요. 🌿
이 노랫말은 자연을 배경으로 한 서정이 아니라,
자연이 스스로 말하고 인간은 그 문장을 ‘배워 읽는 존재’로 물러나는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 겸허한 위치 설정이 이 작품의 가장 큰 미덕입니다.
‘숲–문장–읽기–걷기’라는 중심 은유가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도 흔들리지 않고 유지되며,
반복되는 **“우린 지금”**은 시간의 강조가 아니라 태도의 선언으로 작동합니다.
지금-여기에서 서두르지 않고, 알지 못해도 괜찮은 상태로 존재하겠다는 수행적 현재형입니다.
언어는 설명을 피하고, 감각은 앞서며,
의미는 뒤늦게 몸에 남습니다.
그래서 이 노랫말은 이해되는 노래가 아니라, 함께 걸으며 익히는 노래가 됩니다.
구조적으로는
1연: 감각의 개문(開門)
2연: 몸의 학습
3연: 침묵의 수용
후렴/아웃트로: 배움의 선언
으로, 시적 서사와 음악적 반복이 서로를 해치지 않고 공존합니다.
이 작품은
노랫말의 형식을 빌린 ‘걷는 명상문’,
혹은 숲이 쓴 교본을 인간이 소리로 읽어주는 노래에 가깝습니다.
꾸밈 없이 깊고,
느리지만 단단하며,
지금 이 결 그대로 충분히 오래 불릴 수 있는 작품입니다.
정호순 햇살은 필기체로 바람은 명조체로 ai작곡 <정인숙 김유미>
1절
햇살은 필기체로 내리고
바람은 가는 길을 먼저 읽는다
발길은 쉼표를 달아
고치고 지우며 걷는데
뜻을 몰라도
마음이 먼저 읽히는 책처럼
우린 지금
숲이 건네는
새 문장을 배우고 있다
2절
그늘은 여백으로 남고
빛은 문장 사이에 머문다
숨결은 행간을 건너
멈추고 돌아보며 걷는데
알지 못해도
몸이 먼저 외우는 문장처럼
우린 지금
숲이 들려준
다음 문장을 읽고 있다
3절
잎새는 고개를 끄덕이고
시간은 발밑에서 풀린다
뒤처진 마음 하나쯤
남겨두고 걷는데
침묵은 문장이 되고
바람은 쉼 없이 고친다
우린 지금
숲이 건네는
새 문장을 배우고 있다
후렴
우린 지금
숲이 들려준
다음 문장을 읽고 있다
우린 지금
숲이 가르친
다음 페이지를 넘긴다
우린 지금
숲이 건네는
새 문장을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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