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과 사진/나의 디카시

[최광임의 디카시 행진 142] 여의주 (정호순)

흰구름과 함께 2023. 12. 16. 19:36

[최광임의 디카시 행진 142] 여의주 (정호순)

  •  경남일보
  •  승인 2023.12.14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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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병원문을 나서면서 기도한다

 

저 한줄기 양성자 빛이

그대의 가슴, 폐, 머리를 

어루만져주기를

나쁜 기운들을 소멸해 주기를

 

 

 

  디카시의 유용성 중 하나는 문학치료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문학치료의 본질은 심신의 건강이다. 질병을 앓는 환자나 보호자는 쉽게 불안하고 우울해진다. 결과적으로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면역기능을 떨어뜨려 각종 질병에 노출한다. 이때 환자는 일기를 쓰는 것만으로도 병증이 크게 호전된다는 연구 결과이다. 특히 만성병, 난치병 환자가 문학을 접했을 때는 스트레스 감소, 면역력 향상, 혈압 강하, 폐 기능 강화, 우울증 호전, 심리적 안정, 입원일 감소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보호자 또한 우울감과 심리적 안정감을 유지할 수 있단다.

  디카시 속의 ‘그대’는 암 환자이고 ‘나’는 보호자이다. 양성자 치료는 암세포를 정밀하고 강력하게 파괴하면서 정상세포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다. 또한 무엇이든 뜻하는 대로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영묘한 구술이 여의주다. ‘나’는 양성자가 영묘한 여의주같이 되어 그대의 병이 호전되기를 기도한다. ‘나’ 보호자도 디카시를 창작하는 과정에서 심리적 안정을 얻어 ‘그대’ 돌보는 일에 힘을 얻는 것일지 모른다. 시인·두원공대 겸임교수

출처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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