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팝꽃 환한 내막 /이태호
아궁이의 불빛은 어머니처럼 따뜻했다
누렁이는 눈치 살피며 주위를 겉돌았고
솔가지 타는 연기는 허기로 피어올랐다
손맛 담아 버무린 다정한 저녁 한 끼
바닥난 빈 그릇에 눈빛들 고물거리면
어머닌 구들장처럼 무너져 내려앉았다
그때는 정말 몰랐어 철들고서 알았어
밤이면 무덤가에 쑥국새는 왜 우는지
조팝꽃 환한 내막을 이운 뒤에 알았어
ㅡ시조집「달빛 씨알을 품다」(청어,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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