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과 사진/나의 디카시

8월의 장미

흰구름과 함께 2024. 8. 17. 09:32

 

8월 15일 광복절 날 아침에 피었네
장미꽃 한창이던 5월 삽목한 장미

키는 십 센지 밖에 안 되는데
7월 긴 장마 견뎌 내고
독립군 얼 살아난 듯 피었네

 

 

_정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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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장미 그 뒷이야기

장미, 너무 화려하고 고혹적이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지난해 4월 디카시를 쓰게 되면서부터 장미를 다시 보게 되었는데 장미는 볼수록 신이 만들어놓은 조각품처럼 꽃잎 하나하나가 예술이고 향기 또한 엄청 고왔다. 장미가 좋아지고 디카시를 쓰려면 장미 사진을 찍어야겠기에 서울중랑장미 축제장에서 많은 사진을 찍었다.

장미에 관심을 가지다 보니 장미의 번식은 어떻게 하는지 궁금해져 인터넷을 찾아보니 삽목이 빠르고 어느 사람이 실험한 결과를 올렸는데 바로 땅에 식생 한 것은 다 죽고 물병의 것은 살았다고 하기에 3가지를 꺾어다 물병에 꽂아 두었다. 한 달 후쯤 땅에 옮겨 심었는데 살아나지 못했다.

올해 5월 장미 한창 피어날 때 5가지를 꺾어 물병에 꽂아 두었는데 한 달 보름쯤 되자 그중 하나가 뿌리를 내려 땅에 옮겨 심었다.

이번에는 매일 들여다보고 물도 주고 햇볕이 너무 뜨거우면 그늘도 옮겨주고 정성을 들여서인지 새잎이 돋아났다.

이젠 살았구나 싶었는데 8월 3일 휴가라 이삼일 안 본 사이에 누가 홍초가 무성하게 자라는 옆에 있는 화분을 훔쳐 가면서 화분의 흙을 장미 묘목에 덮고 갔다. 그래서 화가 났는데 덕분에 디카시 한 편 쓰기도 했다.

 

화분이 있던 자리

누가 가져갔나 화분

 

넌출이 하늘이라도 뚫은 기세였는데

모가지 죄꺾어 놓고 흙은 팽개치고

 

꽃씨 도둑이라면 죄를 묻지는 않을 텐데

 

 

_정호순

 

<8월 9일 잎인가 싶었는데 꽃봉오리 몇 개가 올라오고 있었다 /삼성 휴대폰 노트 20으로 촬영>

 

화분에 70퍼센트 정도 흙이 채워져 있었는데 옆에 화분을 훔쳐 가면서 십 센지도 안 되는 크기의 장미 묘목을 다 덮어놓고 갔다. 플라스틱 그릇에 물을 받아서 1, 2 센 되는 작고 여린 이파리를 하나하나 씼어 주고 한쪽으로 넘어지려고 해서 물을 받아 받혀 두었다. 그리고 아래 사진 8월 9일... 이게 웬일 분명 새잎이 아니라 작은 꽃봉오리 몇 개나 맺혀 있었다. 식물의 생명력과 번식력이 놀라웠다

 

<▲8월 9일 꽃봉오리 몇 개나 맺혔다 /삼성 휴대폰 노트 20으로 촬영>
<▲ 8월 14일 꽃봉오리가 열리고 있었다 /삼성 휴대폰 노트 20으로 촬영>
<▲ 8월 15일 아침 광복절 날 아침 8시쯤 꽃송이 하나가 활짝 피었다 /삼성 휴대폰 노트 20으로 촬영>
<▲ 8월 14일 광복절 날 아침에 핀 장미 -위에 사진은 삼성 휴대폰 노트 20으로 촬영>

그리고 8월 16일 아침 그동안 휴대폰으로 찍었던 것을 캐논 EF 35mm F1.4L II USM 렌즈로 찍었다. 아래 사진>

< ▲ 8월 16일 캐논 EF 35mm F1.4L II USM 단렌즈로 찍은 사진>

 

<▲ 8월 16일 캐논 EF 100mm F2.8L Macro IS USM 접사 렌즈로 한 번 다시 찍은 사진>

 

공교롭게도 화분을 훔쳐 가고 우듬지까지 흙을 쏟아놓고 가는 바람에 잎을 흙으로 씻어 준 그릇이 배경이 되어 주어 꽃 이미지를 더 뚜렷하고 선명하게 찍을 수 있었는데 이걸 전화위복이라고 해야 하나... 어쨌든 그래서 디카시 또 한 편을 쓰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