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탑 /고미숙
돌탑 고미숙 누구의 소원일까차곡차곡 쌓여있다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돌은불안한 소원이 되어가장 낮은 곳에 있는 돌은소원을 받쳐주는 소원이 되어탑을 이루고 있다 소원이 깃들어 있지 않는돌도 한 개 끼어 있다 돌의 마음이 무거울까봐아무런 소원 없이내가 올려놓은납작 돌 한 개 ―월간『월간문학』(2005년 11월호) --------------------- 옛날에는 마을마다 뒷산에는 산신당이나 성황당이 있고 마을 입구에는 장승이나 솟대, 돌탑을 세워 신앙의 대상물로 삼으며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했었다. 그러나 그런 전통마을은 민속촌에나 있고 얼마 남아 있지 않지만 민간신앙의 대상물인 돌탑은 어디를 가도 쉽게 만날 수가 있다. 장방형으로 또는 삼각형으로 제대로 쌓은 돌탑도 많지만 왠지 나는 정갈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