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와 봄의 관계
최민정
시린 아침이 잠을 깬다
코끝으로 스미는 공기가 상큼하다
조용한 풍경
비가 품은 정숙함
새 생명 움트게 할 온기가 여는 날들은
소리 없이 변화한다
표피 벗겨진 꽃눈 곁 새순의 생장점
하얀 꽃망울 부풀어
터질 순간만 기다리는 청매와
외가지로 뿌리 내린 장미 줄기가
생기 도는 푸름을 안았다
물 고인 장독 두껑에
들어앉은 나무와 하늘
함께 젖어들자고 봄비가 적셔 버린 이 아침
온 세상이 눈부시게 꼬물거린다
비와 봄의 관계는 불가분이다
―시집『소쩍새는 그리움을 안다』(그루, 2025)
'남의 글 -좋은 시 문학상 건강 여행 뉴스 신문 기사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탁란 시 모음 -김선우/오세영/박미라/강희안/김신용 (1) | 2025.06.16 |
---|---|
어린 것 / 辭表 -나희덕 (0) | 2025.05.01 |
헌법재판소, 윤석열 대통령 파면 선고 요지 -전문(2025년 4월 4일 11시 22분) (2) | 2025.04.05 |
캐논코리아, 22년 연속 1위 기념 RF 렌즈 21종 정품등록 프로모션 오늘(11일) 시작 (0) | 2025.03.13 |
지금 세상의 좋은 시는? 좋은 문예지는?|작성자 이승하 (3) | 2024.12.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