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글 -좋은 시 문학상 건강 여행 뉴스 신문 기사 글

비와 봄의 관계 /최민정

흰구름과 함께 2025. 4. 7. 10:50

비와 봄의 관계

 

최민정

 

 

시린 아침이 잠을 깬다

코끝으로 스미는 공기가 상큼하다

조용한 풍경

비가 품은 정숙함

새 생명 움트게 할 온기가 여는 날들은

소리 없이 변화한다

 

표피 벗겨진 꽃눈 곁 새순의 생장점

하얀 꽃망울 부풀어

터질 순간만 기다리는 청매와

외가지로 뿌리 내린 장미 줄기가

생기 도는 푸름을 안았다

 

 

물 고인 장독 두껑에

들어앉은 나무와 하늘

함께 젖어들자고 봄비가 적셔 버린 이 아침

온 세상이 눈부시게 꼬물거린다

비와 봄의 관계는 불가분이다

 

 

시집소쩍새는 그리움을 안다(그루, 2025)